당최 나는 무얼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이게 뭐라고 2주 하고도 3일이 지난 시간 동안 기다렸는지. 디테일한 피드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구글 측의 메일은 받아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됐다. 이런 경우 결국 유저는 자신의 블로그가 어떠한 이유로 애드센스의 승인이 거절된 건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다시 2주 또는 그 이상까지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일각에선 "'COVID-19'로 인해 구글이 출근을 안 해서 일을 안 하고 있다는 것 같다."라는 말도 심심찮게 보인다. 이제야 왜 유저들 사이에서 '애드고시'라는 말이 나오는 건지 알 것도 같다.
애드고시가 뭔데?
'애드고시'란 구글 사에서 운영하는 자사 광고 프로그램 '애드센스(Adsense)'와 '고시(考試)'를 합친 말이다. 광고주가 구글에 광고를 의뢰하고 구글 인공지능(AI)은 해당 광고와 어울릴만한 블로그를 찾아 게재한다. 블로거는 자신의 블로그에 광고를 심은 대가로 광고료를 받는 원리다. 구글에 따르면 2020년 3월 기준 200만명 이상이 전 세계에서 애드센스를 이용해 수익을 얻고 있다니 애드센스로 돈벌이를 꾀하는 유저 수가 상당한 것으로 집계된다. 덧붙여, 국내에서도 애드센스로 월 200만~300만 원씩 수입을 올린다는 '간증'이 나올 정도.
하지만 이 애드센스에서 광고가능한 블로그로 승인을 받는 일은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애드센스를 통과하는 일이 '고시'에 빗대어 '애드고시'라고 불린다. 지금도 애드고시 '재수생'은 물론, 3수생·4수생·N수생도 열심히 애드센스를 통과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애드고시 합격 팁', '구글 애드센스 승인받는 법', '애드고시 승인 대행 추가하기' 등의 제목으로 포스팅된 글이 올라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어려운걸까? 그건 바로 애드고시의 면접관이 AI이기 때문이다. 애드고시는 애당초 다른 고시처럼 정답이나 합격 커트라인이 존재하지 않는다. 애드센스는 사람이 아닌 AI가 특정 알고리즘대로 승인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구글 측에서 표면적으로 애드센스를 시작하는 3가지 기본적인 요건을 적으면 다음과 같다.
- Google 계정 1개
- 전화번호와 우편주소
- 애드센스에 사이트 연결
첫번째로 구글 계정 1개는 지메일(Gmail) 등의 구글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계정은 이미 준비되어 있으며 계정이 없는 경우, 가입하기를 클릭하면 구글에서 새 계정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고 구글 계정으로 애드센스를 비롯한 모든 구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두 번째, 전화번호와 우편 주소는 수익을 지급받기 위해서 실제 전화번호 및 우편 주소가 등록된 은행 계좌가 필요하다. 세 번째로는 애드센스에 사이트 연결 시 사이트에 코드 하나를 추가하기만 하면 나머지 작업은 구글에서 모두 처리하여 비즈니스 성장을 도와준다(구글 애드센스 공식 홈페이지 참고).
하지만 우리는 안다. 큼지막하게 다뤄놓았을뿐이지 세심하게 파고들면 과정 자체가 모호하고 어렵다는 것을. 조금 디테일하게 접근해보자면 자신이 운영하는 사이트 페이지가 특별한 장점이 있어야 하며,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주제를 콘텐츠로 삼아야 한다. 구글 측은 "구글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온라인 광고 생태계를 추구한다"며 "이에 위배되는 콘텐츠는 애드센스 가입을 제한하고, 운영 중인 애드센스 계정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언제까지 이 화면을 봐야 하는 걸까?' 실제 승인이 거절된 유저들의 사유를 보면 '콘텐츠 없음' 또는 '컨텐츠 불충분'이 제일 손에 꼽히는 편이다. 일 평균 방문자가 훨씬 많은 블로거가 떨어지고 우리가 정반대라 생각하는 블로거가 승인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정말 불공평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동시에 조회 수가 많은 게시물, 방문자가 많은 블로그 등으로 정해진 양의 조건으로 평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다.
현실로 돌아와서
좀 더 본질적으로 다가가 보기로 했다. 어차피 '주사위는 굴려졌다'. 우리는 아무리 긴 시간이 걸려도 애드고시에 합격할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멘탈(Mental : 정신력)을 다 잡고 앞으로에 대해서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건설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 우리가 가꿔나갈 블로그만 생각하는 것이다.
첫 번째로 내가 관심을 보인 부분은 정해진 양의 조건에 대한 평가가 아닌 합격 사례가 눈에 띄었다. 물론 가정 중 하나지만 문득 '카테고리 수가 관련 있지 않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유저라면 차이는 크게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다. 정말 희박한 경우의 수로 불합격을 받은 게 아니라면 카테고리 밖에 없지 않은가. 그 부분이 합리적으로 의심되어 즉각 이 블로그의 카테고리 수부터 반으로 줄였다. 기존의 카테고리는 소분류까지 포함 10개가량이 있었기 때문에 정작 빈 카테고리도 있었을뿐더러 1, 2개의 글을 넣은 곳도 있는 반면, 8개 넣은 곳도 있어 AI가 전체적인 페이지 구조를 이해하기에 난해할 것 같다는 추측에서 나온 생각이었다.
두 번째로 그동안 취미생활로 찍은 픽셀아트(Pixel art) 그림과 자바스크립트 소스코드(Source code)만 올려뒀던 글들을 재확인했다.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나름 열심히 찍어 넣은 도트그래픽이지만 픽셀아트 그림 중에서는 확장자가 'GIF'로 움직이는 그림도 있었고 카테고리 하나를 20개가량의 픽셀아트 그림만 달랑 메시지 몇 줄조차 없이 포스팅했기 때문에 어찌 됐건 AI가 모니터링했을 때 '어그로(Aggro : 도발) 성 글'로 오판할 수 있을 거라는 추측에서였다. 다음으로 자바스크립트 소스코드의 건에서는 구글 애드센스 관련 유튜브 댓글에 어떤 수학블로거가 자신의 수학공식 데이터들을 올린 자신의 블로그가 애드센스로부터 승인받는 과정에서 '저퀄리티 사이트'라며 거절을 당했다는 점에 울분을 토하고 있는 글을 지나가며 언뜻 본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메모장처럼 아무 메시지 없이 올려둔 내 열 줄 남짓한 소스코드목록도 쿨하게 지워버렸다.
세 번째로 참을성을 가지고 처음처럼 포스팅을 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과정이야 어떻든 'We will find a way. We always have(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감명 깊게 본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나온 주인공 '쿠퍼'의 명대사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가 완전히 붕괴된 미래. 전 세계는 식량 부족에 허덕이고 나사(NASA)도 해체된 인류 존망을 다룬 시대적 배경에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려 남은 자들에게 지구를 대체할 터전이 될만한 행성을 찾는 임무가 주어지는데 희망을 갖고 심연 속의 우주로 나아가는 모습이 수많은 장면 중 손에 꼽힌다. 우리가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야 어떻고 몇 번이고 애드센스로부터 광고 승인을 받지 못하더라도 '애드센스 승인'은 과정일 뿐이고 우리는 블로그를 계속 운영할 것이다.
광고 수익의 달달함은 블로그의 꽃이다. 하지만 과정일 뿐이다. 너무 마음 상해하지 말고 천천히 수정하며 기다리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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